이 글을 쓴 사람: 외주 개발사 대표 (공학박사, 개발 경력 18년)
저는 외주 개발로 먹고 삽니다. 그런데 솔직히, 외주가 답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.
※ 아래 사례들은 고객사 정보 보호를 위해 각색했습니다.
교과서적인 답
이론적으로는 간단합니다.
핵심 기술 = 내부 개발 회사의 경쟁력이 되는 기술은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. 외주를 주면 그 기술은 내 것이 아니게 됩니다.
범용 기능 = 외주 개발 로그인, 게시판, 결제 연동 같은 건 어디서나 비슷합니다. 굳이 내부에서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.
여기까지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입니다.
현실은 다릅니다
문제는, 핵심 기술인 걸 알면서도 외주를 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.
사례 1: 헬스케어 스타트업
한 스타트업에서 연락이 왔습니다. 운동 영상을 분석해서 자세를 교정해주는 앱을 만들고 싶다고요.
앱 자체는 외주로 충분합니다. 문제는 **"자세 분석 알고리즘"**이었습니다. 이게 이 서비스의 핵심이거든요. 다른 앱과 차별화되는 유일한 포인트입니다.
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. "이건 내부에서 하시는 게 맞습니다."
하지만 현실은, 창업한 지 6개월 된 3인 팀이었습니다. 개발자를 고용할 여력이 없었습니다. 결국 저희가 맡게 됐습니다.
사례 2: 제조업체의 IoT 시스템
제조업체에서 설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상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의뢰받았습니다.
여기서 핵심은 **"이상 감지 알고리즘"**입니다. 이 회사만의 설비, 이 회사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야 하는 거죠. 장기적으로 보면 내부 자산이 되어야 할 기술입니다.
하지만 이 회사의 본업은 제조입니다. IT 인력이 없습니다. 그래서 외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.
핵심 기술을 외주 줄 때 알아야 할 것
현실적으로 핵심 기술도 외주를 줘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. 그렇다면 적어도 이건 알고 가셔야 합니다.
"구현만 해주는 외주"와 "같이 만들어가는 파트너"는 다릅니다.
핵심 기술을 외주 줄 때 가장 위험한 건, 명확한 기획서를 주고 "이대로 만들어주세요"라고 하는 겁니다. 왜냐하면,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명확한 기획서가 없거든요.
저희한테 오시는 분들 대부분은 이런 상태입니다:
- 머릿속에 방향은 있음
- 하지만 구체적인 설계는 없음
- "이런 느낌인데..." 정도만 있음
이게 정상입니다. 오히려 처음부터 완벽한 기획서가 있으면 이상한 거예요.
그래서 저희는 클라이언트의 이야기를 듣고, 여러 방향을 제안하고, 같이 설계를 만들어갑니다. 대학 연구과제를 오래 해와서 그런지, "아이디어는 있는데 구체화가 안 된"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익숙합니다. 개발하면서 검증하고, 안 되면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.
핵심 기술을 외주 줄 때는, 이렇게 같이 고민해줄 파트너인지 확인하세요. 첫 미팅 때 기술 스택만 묻는지, 비즈니스 모델을 묻는지 보면 알 수 있습니다. "시키는 대로만 하는" 업체에 핵심 기술을 맡기면 결과물이 어긋날 가능성이 높습니다.
외주가 딱 맞는 경우
반대로, 외주가 확실히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.
대학 연구과제
교수님들한테서 연락이 종종 옵니다. 연구과제에 포함된 앱이나 웹 시스템 개발 건입니다.
현실적으로 대학에서 개발자를 고용하기는 어렵습니다. 다른 학과와 공동연구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, 연구비가 보통 연 5천만원~1억 사이인데 간접비 떼고 본 연구 하고 나면 빠듯합니다.
이런 경우 외주가 맞습니다. 연구 본연에 집중하시고, 개발은 맡기세요.
차별점이 기능이 아닌 경우
어떤 관광업체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. 기능은 예약, 게시판, 문의, 로그인 정도였습니다.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기능들이죠.
이 업체의 경쟁력은 기능이 아니라 콘텐츠와 브랜딩이었습니다. 예쁜 사진, 잘 쓴 카피, 예약하고 싶게 만드는 분위기. 개발적으로는 특별할 게 없었습니다.
이런 경우는 외주가 맞습니다. 내부에서 개발자 고용해서 만들 이유가 없어요.
판단 기준 정리
| 질문 | 외주 | 내부 |
|---|---|---|
| 이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인가? | △ (파트너형 외주) | ✅ |
| 한번 만들고 끝인가? | ✅ | - |
| 계속 개선해야 하는가? | △ | ✅ |
| 내부에 개발 역량이 있는가? | 없으면 외주 | 있으면 내부 |
| 기능보다 디자인/콘텐츠가 중요한가? | ✅ | - |
마무리
저는 외주 개발로 먹고 삽니다. 그래서 "외주 맡기세요"라고 말하는 게 이득입니다.
하지만 솔직히, 외주가 답이 아닌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.
핵심 기술은 가능하면 내부에서 하세요. 정 안 되면, 최소한 "같이 고민해줄 파트너"를 찾으세요.
외주가 맞는지 아닌지 판단이 어려우시면, 부담 없이 문의해 주세요. 외주 안 하는 게 나은 경우라면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.
About
Things workshop (띵스워크샵)
2020년 설립,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입니다.
| 항목 | 내용 |
|---|---|
| 대표 경력 | 공학박사, 개발 18년 (2007~) |
| 주요 분야 | 의료/헬스케어 IT, IoT/모빌리티, 웹/앱 풀스택 |
| 주요 고객 | 피타소프트(BlackVue), 인하대학교, 강릉원주대학교 |
"안 된다는 말 대신 방법을 찾습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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